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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및 취미활동

자연형 어항(무여과 무환수항)에서 체리새우 키우기

by enfpooh 202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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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취미생활 중 하나인 물생활에 대해 일부 써보려고 해요. 재작년 가을 친구가 자신이 키우는 물고기들이 좋은 가격으로 분양 간다며 기뻐하고 물생활하는 사진을 보여줬는데요, 무여과 무환수 어항으로 세팅해 생태계 조성만 잘해두면 물이 맑게 유지되어 손 별로 안 간다고 5년째 취미생활 잘하고 있다고 하길래 저도 흥미를 갖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용돈벌이도 꽤 된다기에 단순히 물테크(?)에 솔깃했는데 지금까지 애완용으로 너무 만족하고 있답니다. 친구는 집에 어항이 여러 개고 베타라는 물고기와 거북이, 그리고 청소부 역할인 체리새우들을 키우고 있었는데요, 저는 이 중 가장 작은 체리새우들이 너무 귀여워 키워보고 싶었거든요. p력이 발동하여 바로 어항과 소일을 주문하고 친구와 함께 기흥 아쿠아가든에 가 수족관 구경도 하고 체리새우들을 분양해 왔어요. 그렇게 자연형 어항으로 시작했던 물생활이 어느덧 15개월이 되었네요. 그 사이 어항은 3개가 되었고요.
 

무여과 무환수 어항이란

 
무무항은 말 그대로 물을 교체하지 않고 물리적 여과기가 없이도 생태계를 유지하는 어항을 말해요. 이 시스템은 자연의 생태계를 모방하여 생물과 수초, 미생물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환경을 유지하는 자생 방식이에요. 어항 속 미생물(박테리아)이 생물의 배설물, 남은 먹이, 부패한 식물을 분해하면서 질소순환(Nitrogen Cycle)이 이루어지는 건데요. 생물의 배설물과 유기물이 분해되어 암모니아(NH₃)가 발생하고, 박테리아(니트로소모나스)는 이 암모니아를 분해해서 아질산(NO₂⁻)으로 변환하고, 또 박테리아(니트로박터)가 아질산을 질산염(NO₃⁻)으로 변환하면 수초가 이 질산염을 흡수해 영양분으로 사용하여 성장하는 과정이에요. 쉽게 말해 식물은 새우의 똥이 분해되면 흡수하고, 새우는 똥을 싸 질소를 공급하니 식물의 성장을 돕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거죠. 가운데에서 미생물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겠죠. 무무항은 한마디로 생물학적 여과 작용과 자연 순환을 활용하여 물이 정화되게 하는 거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무여과 무환수 어항 세팅에 필요한 요소
  • 바닥재: 저는 소일(Soil)을 선택했는데 소일은 수초 성장과 수질 안정에 도움을 줘요. 이 소일은 미생물의 서식지가 되고 미생물이 생물의 배설물을 분해하게 되고요, 또 수초의 뿌리가 소일에 자리 잡으니 수초 뿌리에 영양을 공급해서 질산염이 제거되는 거죠. 이외에도 소일은 물속 pH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도 한답니다. 저는 네오 컴팩트 소일을 썼고요, 소일 사이에 저면비료인 파워샌드도 조금 섞어줬답니다. 바닥재는 5cm 이상 높게 깔아주는 것 잊지 마세요.
  • 수초: 수초를 많이 심어주어야 생태계가 빨리 안정화되는데요. 한 달 정도는 미생물이 자리 잡는 물잡이 기간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제가 경험한 무무항에서 이산화탄소 없이도 잘 사는 수초들은 검정말, 펄그라스, 발리스네리아, 나자스말, 로탈라 그린, 로탈라 로툰디폴리아, 붕어마름, 암브리아, 밀리오필름 마토구로센세, 사지테리아, 리시마치아, 루드위지아 슈퍼레드, 알테란테라 레이넥키, 나나, 모스, 물미역, 볼비티스, 디디플리스 디안드라, 미니 재팬 헤어그라스예요. 이 중 발리스네리아를 선택하신다면 단독으로 심는 게 나아요. 성장이 너무 빨라 다른 수초들 자리까지 자기가 다 차지해 버리는 수준이거든요. 검정말도 되게 빠른데 검정말은 러너로 번식하지 않으니 계속 잘라 당근 보내면 돼요. 참고로 붉은 수초들(루드위지아 슈퍼레드, 알테란테라 레이넥키)은 몇 달 잘 자라다가 트리밍 해서 당근 몇 번 보내고 나니 녹아버렸네요. 수초는 질산염을 흡수해서 물을 정화하기도 하지만 이산화탄소(CO₂)를 산소(O₂)로 변환하여 생물에게 산소를 공급해 주는 역할도 해요. 또 미생물이 정착할 수 있는 표면도 제공해 주니 아주 중요하겠죠.
  • 돌과 나무: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해서 질소순환을 지속시켜 주잖아요. 얘들이 물속에 떠다니는 미세한 오염물질도 제거해 줄 뿐만 아니라 바닥재(소일) 속에서 독소를 중화하는 것으로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미생물이 서식하고 잘 번식할 수 있게 화산석이랑 유목도 넣어주는 게 좋아요. 예쁘기도 하고 생물한테도 좋고요.
  • 빛: 조명은 저는 트윈스타E 쓰는데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타이머 기능도 되고 색도 예쁘고 수초도 잘 자라요. 초기에는 하루 8시간 조명을 켜줬는데 이끼가 생기기도 하고 전기세 절약 차원으로 6시간 틀어주고 있어요. 어차피 새우가 다 냠냠하니 8시간도 괜찮아요, 수초가 잘 자라거든요.
  • 물: 물은 집 수돗물 쓰고요. 하루 정도 받아 두어 염소가 날아가도록 해 제거해 주고 어항에 부어주고 있어요. 체리새우는 염소에 민감한 생물이거든요.
무무항 수초들
무무항 수초들

 

무여과 무환수 어항의 장점


무무항은 자연 생태계를 모방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물과 식물, 미생물이 조화를 이루며 균형을 유지하는 자연형 어항이에요. 생태계 조성만 잘해두면 물의 질이 자연스럽게 유지되기 때문에 유지관리가 수월하죠. 환수와 여과기 청소가 필요 없으니 시간과 에너지가 절약된다는 얘기고요. 여과기 소음도 없는 것도 장점일 수 있겠네요. 그리고 환수를 주기적으로 하는 게 아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물 증발량만큼만 보충해 주면 돼 물 낭비가 없어 자연 친화적이에요. 마지막으로 환수, 즉 물갈이를 하면 수질변화가 있게 돼서 생물이 스트레스받을 수 있는데 민감한 체리새우들에겐 환수쇼크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환수를 하지 않으니 물의 화학 성분이 급격히 변하지 않아 적응도 잘한답니다.  

무여과 무환수 어항의 한계

 
일단은 초기 세팅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거예요. 어항 속 생태계의 균형을 잡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인내심도 필요하고 여과기를 달고 주기적으로 환수하는 어항의 관리보다 초기에는 어쩌면 더 많은 신경이 쓰일 수 있어요. 또, 어항 사이즈가 너무 작으면 시스템이 쉽게 무너질 수 있어 생태계 붕괴 위험이 있기에 어느 정도 큰 어항(예: 2자 어항)으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항 꾸미기에도 제한이 있을 수 있는데요, 물리적인 여과기가 없고 환수를 주기적으로 해주는 게 아니니 그만큼 수초와 미생물의 생물학적 여과 시스템이 잘 유지되어야 해서 수초가 풍부해야 되거든요. 어항은 관상 목적도 크니 수초가 너무 많은 게 마음에 안 든다면 단점이 될 수 있겠죠, 이런 경우 자연형 어항보다는 여과기 설치하고 이산화탄소공급도 해서 색색깔 수초를 키우는 게 더 좋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생물 개체 수의 한계인데요. 당연한 소리겠지만 생물 개체수가 과도하면 암모니아나 아질산 농도가 치솟아 생태계 균형이 무너질 수 있어요. 적정 개체수를 유지해야 배설물과 유기물이 자정 시스템 내에서 해결될 수 있겠죠?
 
무무항은 장점도 있고 한계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생활 시작할 때 커뮤니티에서 흔히 들은 말이 '물생활에는 정답이 없다, 내 경험이 곧 정답이다.'였는데요. 결론적으로 제 경험상 무여과 무환수항을 조성해 체리새우들을 잘 키우는 것은 가능했어요. 10일에 한 번 정도 대야에 물 떠놨다 부어주고 있고, 수초는 계속 잘 자라 한 달에 한 번 트리밍해 당근 보내고 있어요. 겨울이라 물이 좀 빨리 증발해 어항에 물이 덜 채워져 있어 물 채우는 주기를 줄여야 해요. 대야 하나로 어항 여러 개를 다 채우다 보니 증발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네요. ㅎㅎ 그동안 체리새우들이 번식을 너무 많이 해서 밀도 조절을 위해 일부는 새 어항 만들어 이사 보냈거든요. 개체 수가 많아 산소소모량이 높을 것 같아 콩돌(에어스톤)도 돌려주고 있답니다. 어항 생태계가 안정화가 된 지 꽤 오래되었는데 한 번도 물 깨짐이 발생한 적이 없는 걸 보면 관리도 정말 쉬운 것 같아요. 로우테크야 정말. 늘 투명하게 물이 유지되고 있는데 수질 정화를 위해 담가둔 맹그로브보스턴고사리의 역할이 크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좌 맹그로브 우 보스턴고사리
좌 맹그로브 우 보스턴고사리

 
소일 수명이 1~3년이라고 하니 올해 말쯤에는 소일 성능 저하가 예상되어 대대적인 어항 리셋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여러분도 체리새우를 키우고 싶다면 자연형 어항으로 꼭 해보세요! 제 체리새우 키우기 경험에 대해서는 다음에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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